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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육아

초등학생 용돈은 언제부터 줄까? 우리 집이 정한 기준과 약속

by Homemum 2026. 7. 7.

초등학생 용돈은 언제부터 줄까? 우리 집이 정한 기준과 약속

초등학생이 되면 부모들이 한 번쯤 고민하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용돈을 언제부터 주는 것이 좋을까 하는 문제입니다. 너무 이르면 돈의 가치를 모를 것 같고, 너무 늦으면 스스로 선택하는 경험을 놓칠 것 같아 쉽게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첫째가 어느 날 저금통을 안고 와서는 "엄마, 내가 사고 싶은 건 내 돈으로 사 보고 싶어."라고 말했습니다. 그 한마디를 듣고 '이제는 돈을 관리하는 경험도 조금씩 시작해 볼 때가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전까지는 필요한 물건은 대부분 부모가 준비했습니다. 학용품도, 간식도, 책도 아이가 필요하다고 하면 함께 상의한 뒤 사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는 경험도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용돈을 단순히 돈을 주는 날이 아니라 경제를 배우는 첫걸음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식탁에서 용돈 봉투와 저금통을 함께 살펴보는 가족의 손
우리 집에서 용돈은 돈을 주는 날이 아니라 경제를 배우는 시간입니다.

용돈보다 먼저 시작한 것은 돈에 대한 대화였습니다

처음부터 얼마를 줄지부터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돈이 어떤 곳에 사용되는지부터 이야기했습니다.

문구점에서 필요한 학용품을 사는 일, 친구 생일 선물을 준비하는 일, 먹고 싶은 간식을 직접 고르는 일처럼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을 예로 들었습니다.

첫째는 생각보다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필요한 것과 갖고 싶은 것이 다를 수도 있다는 설명에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반면 둘째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럼 과자도 내가 사야 하는 거야?"
"용돈 모으면 장난감도 살 수 있어?"

같은 설명을 해도 관심을 갖는 부분은 전혀 달랐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아이마다 배우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 가족이 가장 먼저 정한 약속이 있습니다

용돈을 주기로 결정하면서 가장 먼저 가족회의를 했습니다. 단순히 돈을 주는 것으로 끝나면 금방 써 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 가족만의 약속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 사기 전에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한 번 더 생각하기
  • 용돈을 한 번에 모두 사용하지 않기
  • 비싼 물건은 며칠 동안 다시 생각해 보기
  • 무엇을 샀는지 가족과 함께 이야기하기

아이들에게 절약만 강조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과를 경험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수하면서 배우는 경험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첫째가 처음 용돈을 받은 날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며칠 동안 무엇을 살지 고민하더니 학교 앞 문구점에서 스티커와 예쁜 펜을 사 왔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비슷한 펜이 이미 서랍 안에 여러 개 있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집에 있는데 왜 또 샀어?"라고 말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첫째가 먼저 이야기했습니다.

"엄마, 다음에는 조금 더 생각하고 사야겠어. 집에 있는 줄 몰랐어."

그 말을 듣고 일부러 말리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가 설명해 주는 것보다 아이가 직접 경험하고 깨닫는 것이 훨씬 오래 기억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둘째는 아직 형처럼 용돈을 계획해서 쓰기보다 저금통에 동전을 모으는 일을 더 좋아합니다. 외출하고 남은 거스름돈을 하나씩 넣으며 "이만큼 모았어." 하고 자랑하는 모습을 보면 돈을 모으는 즐거움부터 배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형이 용돈을 사용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것도 둘째에게는 자연스러운 경제 교육이 되고 있습니다. 같은 집에서 자라도 배우는 속도는 다르다는 것을 부모인 저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방학에는 조금 다른 경제 경험도 생깁니다

우리 가족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면 미국에 계신 친정 부모님 댁에서 한 달 정도 지냅니다. 그곳에서는 한국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이 돈을 사용할 기회가 생깁니다.

외출을 하다가 간식을 직접 고르거나 기념품을 살 때도 스스로 가격을 비교해 보고, 예산 안에서 선택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갖고 싶은 것을 모두 사고 싶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우선순위를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도 가끔 아이들에게 작은 용돈을 주십니다. 그럴 때마다 첫째는 필요한 것을 먼저 생각하는 편이고, 둘째는 가장 먹고 싶은 간식을 먼저 고릅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선택이 다른 모습을 보면 아이들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누구의 방법이 맞다고 이야기하기보다, 스스로 선택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지켜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금액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돈을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처음에는 용돈의 금액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얼마를 주는 것이 적당한지, 친구들은 얼마나 받는지 계속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몇 달 동안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금액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돈을 바라보는 태도였습니다.

정말 필요한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 사고 싶은 마음을 조금 기다려 보는 경험, 그리고 스스로 선택한 결과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아이들에게는 훨씬 큰 배움이 되고 있었습니다.

부모도 아이와 함께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 보면 저 역시 처음부터 용돈 교육을 잘했던 것은 아닙니다. 어떤 날은 아이가 무엇을 사려고 하면 너무 많이 간섭했고, 또 어떤 날은 "네가 알아서 해."라며 너무 맡겨 두기도 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조금씩 알게 된 것은 부모가 정답을 알려주는 것보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요즘은 아이가 무언가를 사고 싶다고 하면 먼저 이유를 물어봅니다.

"왜 이게 갖고 싶어?"
"지금 꼭 필요한 물건일까?"
"며칠 뒤에도 같은 마음일 것 같아?"

이런 질문을 하면 아이도 스스로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당장 사고 싶었던 물건을 며칠 뒤에는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정말 필요한 것이라면 기다렸다가 만족스럽게 구입하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무엇보다 용돈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 돈 이야기뿐 아니라 학교생활, 친구 이야기, 앞으로 사고 싶은 물건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첫째는 조금씩 계획을 세우는 연습을 하고 있고, 둘째는 형을 보며 돈을 모으는 즐거움을 배우고 있습니다. 속도는 다르지만 두 아이 모두 자기만의 방식으로 경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부모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돈을 관리하는 날이 오겠지요. 그때를 위해 지금은 큰 금액보다 작은 선택을 반복하며 경험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오늘도 우리 집 식탁 위에는 작은 용돈 봉투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그 안에는 돈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법을 배워 가는 우리 가족의 약속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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